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 제목에 담긴 두 가지 의미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 제목에 담긴 두 가지 의미



마리화나를 사랑하는 전설의 록스타 아버지, 너무 일찍 철든 바른 생활 록커 아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든 18살의 당돌한 아기엄마가 함께 살아가며 그리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아버지와 마리와 나>.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 아버지 태수 역 김상중


사실 이무영 감독은 <아버지와 마리화나>라고 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바꿨다. 감독은 “영화의 제목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야말로 아버지와 마리와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그래서 <아버지와 마리와 나>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대마초라고 부르는 마리화나(Marihuana)의 다른 표기가 마리와나라고 봤을 때, 영화의 제목은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라고 말하며 제목 속에 숨겨둔 의도를 설명했다.


이렇듯 다분히 이중적인 의미의 제목은 아버지 태수의 삶에 녹아든 ‘마리화나’와 ‘마리와나’로 각각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마리화나 때문에 명예도, 아내도 잃은 태수는 교도소 생활을 마친 후에도 마리화나를 떼지 못하고 아예 집에서 키우기까지 해 건성과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태수가 마리화나를 하는 이유는? 영화 속, 마리와 태수의 대화는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영화 속 메시지와도 연결된다.


태수 “마리화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음악하는 애들한텐 없어서는 안될, 친구 같은 거야.
피우면 행복해지고, 웃게 되고, 식욕도 왕성해지지… 아픈 사람들 고통을 덜어주기도 하고”
마리 “그렇게 좋은걸 왜 못하게 하는 건데요?”
태수 “왠지 아니? 너무 좋으니까…”


이무영 감독은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결론은 여러분들이 영화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당부하며마리화나는 “흘러간 좋았던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잠깐 뒤돌아보며 쉬어가라고 말하는 영화다” 라는 의미가 담긴 매개체라고 밝히며 단순한 불법물이 아니라, 현대인이 잃어가고 있는 자유와 관용의 상징으로써 사용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영화 속 한 장면인 시골 마을버스 안


또 하나의 ‘마리와나’는 그야말로 ‘마리와 나’이다. 영화 속 한 장면인 시골 마을버스 안, 가슴에 무언가를 한다발 안은 태수와 환상속의 아내, 그리고 옆자리에는 한껏 맘을 놓은 채 잠든 ‘마리와 나’가 앉아있다. 아버지의 얼굴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듯 미소가 번진다. 아버지 태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마리화나’, 그리고 ‘마리와 나’면 충분했다. 갑자기 아들과 자신의 인생에 뛰어든 마리와 아기를 복잡한 계산없이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부모 노릇을 해주지 못한,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아들 건성에게 이름처럼 ‘느리게 걷듯, 즐겁게 노래하듯,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건성건성~ 살라’고 말한다.


영화는 그렇게 아버지 태수가 좋아하는 두 가지의 ‘마리와나’를 통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삶을 위한 자유정신, 이 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한 따뜻한 이해를 말하는 이 영화는 어쩌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아버지와 마리와 나 극장개봉 2008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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